딸은 겨울방학이지만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에 돌봄에 가는 중이다. 점심 먹고 돌아올 때쯤 데리러 간다. 데리러 가는 시간 5분 전에 급하게 점심 먹은 그릇을 치우고 세수만 대충 하고 밖으로 뛰쳐나가면 딸이 학교 앞에서 천천히 걸어 내려온다. 보조가방 하나를 건네주면서 오늘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는 딸이 귀여워서 한참 바라보는데 딸이 말을 툭 던진다. -엄마, 나 오늘 속상한 일 있었어. -엥? 무슨 일? -오늘 소연이랑 하늘이가 나랑 말 안하고 자기들끼리만 말했어. (소연, 하늘 가명) -엉? 진짜? 왜 그랬지? 우리 딸 속상했겠다. -응. 돌봄 교실에서 그림 그리고 있는데 소연이가 50색 색연필 가져왔거든. 근데 나는 안 주고 둘이서만 쓰는 거야. -딸도 그 색연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