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눈을 쓸어보니비죽이 나온 가슬가슬한 잔디라도빼곡해서 다행이었다 세상이 모두 하얗게 덮였더라도계신 곳 한쪽만은 훈훈하길 바랬던 못난 마음이눈처럼 젖어버렸다 작은 컵에 구수하고 달큰했던 커피 한 잔그리우셨을 것 같아따라드리고 남은 것을 털어 넣으니씁쓸하게 넘어가는 맛은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먹는 것과 다르다 푹푹 쌓인 눈 속에조용히 잠드신 엄마는아들말처럼흙이 되셨는지 바람이 되셨는지아니면 눈이 되어언제 올지도 모르는 딸이쓸어줄때꺼정 거기서 기다리다 녹아 흘러가셨는지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이곳은 그날의 비가 눈이 되어 흐른 것뿐여전히 흑백으로 멈춰서 조용하다 젖은 눈을 쓸면서작은 온기나마 전해지길늘 그리워하는 마음 두고 간다 유난히 길었던 설 연휴였다. 공항에서 일어난 또 한 번의 항공기 사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