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1 2

미루면 안 되는 것들

늦은 아침을 해결하고 나니 벌써 점심때가 다가온다. 한두 끼 안 먹어도 상관없고, 과자나 빵으로 때워도 되지만 나이가 엔간히 먹고서는 그것도 주저하게 된다.아침으로 야채계란토스트를 해 먹었다. 양배추, 당근, 청양고추 채 썬 것을 계란 두 알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노릇하게 구워 빵에 끼워 먹었다. 만드는 것은 간단하지만 사용한 주방 도구는 꽤 많다. 미뤄두자니 어제 먹었던 라면 냄비, 접시, 주걱 등이 싱크대에 벌써 솔찬했다.할까 말까? 그럴 때 해야 하는데 잠시 미룬다.그러면서 미루면 안 되는 것들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하는 게 얼마나 모순인가. 새해가 되어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 매해 새해가 되면 올해 꼭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달랐다. 작년 말 비상계엄과 항공기 ..

아낌없이 주는 집중력

8시 반 휴대폰 문자 알림 소리에 깼다. 몇 신지 궁금한 마음에 일어나서 확인해 보니 딸의 문자다. -엄마 지금 뭐 해? 나 방금 아침 다 먹었어.-엄마  방금 누워 있다가 일어나려고.다행이다. 늦게 답장하지 않아서. 나를 빼고 남편, 딸, 아들은 어제 자기들끼리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놀러 갔다. 지난주 아이들과 일주일 넘게 친정에 다녀온 나를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새해를 맞아 부모님 뵈러 가고 싶은 것인지, 셋이서만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인지, 나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금요일 오후 부산스럽게 준비를 하더니 쏙 집안에서 나가버렸다.밖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는데 그런 거 잘 모르겠고, 거실에 가득 들어오는 햇살과 미리 빌려놓은 책들을 소파 한편에 켜켜이 쌓아놓으니 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