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겨울 여행
겨울방학을 맞아 친정에서 일주일을 보내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 아이들 옷가지며 책, 장난감, 칫솔, 로션 등을 잔뜩 챙겨 자동차에 싣고서 친정에 도착한 것은 벌써 저녁 6시였다. 마을에서 떨어져 산골 중턱에 있는 친정집은 해가 이미 진 뒤였지만 하얀 눈이 반짝였고 사륜 구동이 아닌 우리 차로는 녹았다가 얼기를 반복하여 반들반들한 마당에 들어갈 수 없었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결국 마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맞은편 눈밭에 주차했다. 그제야 아! 여기 장수지! 지금 살고 있는 거제는 눈이 정말 귀한 곳이지만 장수는 여름엔 비가,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리는 산골 중에 산골이다. 나는 거기서 29살이 되도록 살았어도 결혼해서 거제에 산 이후로는 눈을 보기가 어려워 눈을 잊었었나 보다. 내가 주차를 도통 못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