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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 엄마의 밥상

나의 해방일지에 나온 엄마는 계속 밥을 한다. 거실과 마당에서 반찬을 할 나물을 다듬는다. 가지를 썰고 고구마줄기를 깐다. 엄마가 해 준 밥상은 따듯하고 풍요롭다. 막 무친 제철 나물과 푸성귀, 국, 숭늉. 막 끓인 숭늉을 아버지와 구씨에게 줄 때 그들은 술술 잘 마신다. 식사가 끝나고 마시는 숭늉은 그냥 물이 아니다. 한 끼를 끝까지 잘 먹었다는 의식이다. 숭늉은 전기밥솥으로는 안된다. 냄비로 밥을 해야 남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일 수 있다. 우리 엄마도 냄비로 밥을 지었다. 어렸을 때 아침을 먹고 나면 엄마는 고소한 누룽지를 긁어서 나와 동생에게 주었다. 어떤 날은 설탕을 뿌려줘서 달콤하고 쫀득한 누룽지를 먹으면서 티비를 보거나 학교에 갔다. 다른 날은 물을 붓고 숭늉을 해주면 밥대신 감치를 올려 ..

도서관 홈페이지 활용

도서관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보면 이런 강좌들이 있다. 시언이는 지금 아빠랑 하는 비대면 그림책 수업을 받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3월부터 시작했는데 내일이면 세번째 수업이다. 재료비만 내고 줌으로 하는 수업이다. 아이랑 아빠만 둘이서 받는 수업이라서 나는 그때 다원이랑 도서관 데이트를 한다. 저번주에는 도서관에서 하는 인형극을 봤따. 이번에는 다원이가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있어서 바로 신청했다. 집근처에 도서관이 있어서 참 좋다. 재료비만 내면 이런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이런 것이 정보력인가 싶지만 도서관 홈페이지 몇 번 들어가 보는 것으로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은 좋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6번 수업인데 그동안 나는 책을 읽거나 시언이랑 놀고 있으면 좋을듯 하다. 거제 섬..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집안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아침에 라디오에서 들은 나의 아저씨 어른이라는 노래를 몇 번째 반복해서 듣고 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참 좋은 노래였다. 극중 박동훈(이선균)이 말하는 대사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 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나도 경직된 인간일까? 어떤 사람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의 살아온 날들이 보이는 때가 있다. 너무나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가족들을 위해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 나는 어떤 사람일까? 6월 1일은 지방 선거다. 며칠 전부터 파랗고 빨갛고 노란 옷을 입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등굣길에 아이들에게 손을 흔든다. 아이들이 가는 길목마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둘째의 모닝 루틴

월요일 아침이다. 남편은 오늘과 내일 항해 시운전을 간다. 아이들은 아빠 배웅을 한다고 7시도 안되어서 일어났다. 아빠가 나간 후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소파에서 놀이방에서 속닥속닥 즐겁게 논다. 이렇게 사이좋게 일어나서 잘 노는 아침은 뭐든지 순조롭게 흘러간다. 아침도 잘 먹고 양치, 옷갈아 입기까지 완벽했다. 아침, 둘째 아이를 유심히 관찰한다. 정확히는 아이의 놀이를 관찰한다. 꼭 엄마가 놀아주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정말 재미있게 논다. 누나가 머리를 빗고 있을 때, 둘째는 화장대에 있는 여러 빗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두개의 빗을 들고 사마귀가 된다. 두개의 빗이 앞발이 되어 위아래로 휘두르다가 누나가 하지말라고 원성이면 잠깐 멈췄다가 다시 변한다. 엄마가 목소리를 높이면 그대로 스스슥 침대로 가서..

남편을 옷방에 재웠다

거리두기가 풀린 이후 남편의 회식이 잦다. 이번주는 월요일엔 검사가 늦게 끝나 9시경 귀가했고 화요일엔 시운전을 나가기 전 생산팀과 저녁 식사를 한다고 10시쯤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 11시 반 넘어서 들어왔다. 매일 한시간씩 늦을 건가보다. 다음 회식은 새벽에 들어올 예정인가? 몇 주 전 부터 밑밥을 깔긴 했다. - @@이가 울산에 가. - 오빠가 제일 얘기 많이 한 분 같은데. - 응. 내가 제일 믿는 앤데. 얘 말고 제대로 하는 놈이 없는데. - 그래도 뭐 괜찮은 조건이니까 결정한 거겠지? - 나도 34살에 이직했지. 지금 나이가 딱 옮겨서 다른 회사에서 다시 배우길 좋긴 하지만. 너무 아까워 - 사랑했구나. - @@ 진짜 괜찮은데 - 그래. 여기서 잘한 분이니까 거기서도 잘하실거야. 응원해 줘. ..

유아 창의성 교육 연수 기록 - 김영훈 교수

학습은 놀이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라. 정해놓지 않은 자유놀이는 매우 중요하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실행력을 높이는 놀이여야 한다. 놀이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위한 연습과정이다. 학습은 놀이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자연은 몸과 마음의 비타민 -자연의 소리와 색을 즐겨라. -면역력을 높이려면 생체리듬을 따르라.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생명체를 체험하게 하라 -손이 느끼는 것을 뇌도 느끼게 하라 -보고 느끼고 체험하자 -자연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자 -계절별로 자연을 만나라 -숲에서 보물찾기놀이를 하자 -작물을 키워보자 -자연현상을 예측해보자.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만나게 하자. 가정에서 편안함을 주자. -더 집중하고 기억할 수 있음. 긍정성을 심어주는 방법 -아..

도서관 덕후

둘째 유치원에 보내고 도서관에 왔다. 작년 가을에 완공된 우리 동네 시립도서관은 언덕 높이 올라가야 갈 수 있다. 동네를 한눈에 내려다 보는 곳에 도서관이 있다. 하이고, 내 다리로 올라가려면 곡소리가 절로 났겠지만 언덕 위까지 쌩쌩 모셔다주는 자동차 타고 도착했다. 4층 도서관 건물은 1-2층은 주민센터, 3-4층은 도서관으로 되어 있다. 익숙하게 계단을 올라 반납할 책을 도우미 분께 드리고 도서관 안으로 들어간다. 나는 도서관 덕후다. 도서관에 있는 책을 사랑하기보다 도서관에 가는 행위와 도서관 장소 자체를 사랑한다. 신간도서 코너를 쭉 둘러보고 눈은 높은 서가 가득 꽂혀 있는 책들을 훑으면서 지나간다. 흥미로운 제목의 책 한 두권 뽑아들고 항상 앉는 자리에 턱 앉는다. 그리고 계속 읽는다. 평일 오..

내가 먹방을 보는 이유

삼일 동안 집을 비웠다. 아이들과 어버이날을 맞아 할아버지 댁, 외할아버지 댁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두 시간 넘게 운전을 해서 집에 오자마자 가방 정리와 집안 정리를 하느라 힘이 들었다. 삼일 동안 먹었던 음식으로 인해 놀란 뱃속을 달래느라 저녁은 오랜만에 굶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역시나 배고프면 잠이 깊게 들지 않는다. 아니면 오후 늦게 먹은 커피가 효과를 발휘해서였는지 12시가 조금 넘어서 일어났다. 토지 8권을 옆구리에 놓고 소파에 벌러덩 누워 달리 할 것이 뭐있을까 먹방을 봤다.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올라오는 여러 컨텐츠 중에 먹방을 골라본다. 이미 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휙휙 손가락으로 넘겨서 하나를 골라 보고 싶은 부분만 스킵해서 본다. 그리고 같은 유튜버의 다른 먹방도 본다. ..

너희들과 기차 여행

4월 마지막 날 아이들과 약속했던 그날이 밝았다. 오늘은 아이들과 처음으로 기차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다. 올해 1월 첫 날 아이들과 같이 곡성 여행을 갔었고 거기서 처음으로 기차를 타봤다. 증기기관차 모양의 오래된 기차를 타고 아이들은 처음 타보는 기차를 신기해 했다. 짧은 거리였으나 연방 까만 눈을 굴려 여기 저기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 기억이 좋았는지 기차를 또 타고 싶다고 했다. 거제는 기차역이 없다. 제일 가까운 도시에 있는 기차역은 진주역이다. 여행 가기 몇 주 전에 기차표를 예매했다. 목적지는 여수 진주에서 여수까지 한 번에 가는 기차는 없었고 순천에서 환승을 해야 했다. 출발 시각은 오전 8시 45분, 집에서 진주역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에 7시에는 출발해야 했다. 어제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