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나 혼자 있다 72

겉만 봐서는 모른다

둘째 유치원 등원을 하고 서둘러 향한 곳은 수영장이다. 오늘로 8번째 수영장을 가고 있다. 수영장을 가는 첫 관문은 주차다. 9시와 10시대 수업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서둘러 가지 않으면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해 차가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친절한 아주머니께서 안쪽 깊은 자리가 비어있다고 손짓으로 알려주셔서 어렵지 않게 주차할 수 있었다. 10분 먼저 오지만 나보다 발 빠른 다른 수강생들이 이미 샤워장에 가득하다. 조금 기다리니 또 친절한 분께서 비어있는 샤워기를 알려주신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샤워를 한다. 그리고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수영장 가득 수강생들이 있다. 여기는 코로나 따위는 이미 사라진 듯하다. 색색의 아름다운 수영복을 입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이 가득한 수영장..

놀이 중심 부모 교육 - 최명희(신구대학교 교수)

자녀 교육의 정답은 아이를 기다리는 것, 내버려두면 미라클이 생김 제일 좋은 약은 내가 마음을 내려놓고, 그 아이 내면의 존귀함을 인정함. 아이가 힘들 때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알려줘라. 끝까지 기다리는 것이 부모의 일이다. 자식은 부모의 말로 큰다. 아주 멋진 말로 아이를 키워라. 좋은 글 읽어서 아이들에게 들려줘라. 많이 해 버릇해야함. 교훈적이고 가치있는 말을 아이에게 해줌. 말의 재산을 아이에게 물려주자. 오은영 박사 - 애착의 중요성 자식만큼 복불복이 없음. 부모에게 사랑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 - 내가 진짜 너를 사랑해! 귀하고 귀한 너 자체가 나는 무척 좋아. 이런 엄마의 마음을 받으면 아이는 스스로를 망치지 않습니다. 눈에 안 보이는 것, 안 믿어지는 것을 믿는 것이..

일단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것을 그동안 잊고 있었다. 시작이 이렇게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나는 아직 수영에 있어서는 쬐그맣고 까만 알일 뿐임을 물 속에서 들어가서야 알았다. 휴직 기간에 꼭 배우고 싶었던 것은 수영이었다. 3월에 시작하리라 마음 먹었지만 코로나 극절정기였던 3월과 4월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렸다. 이런 저런 5월의 행사가 지나고 전화로 강습 문의 두어번, 수영복은 이미 사두었다. 제일 무난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수경, 수모, 가방까지 구비했다. 모든 준비를 다 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관문은 수영장 문 앞이었다. 머릿속으로 갖가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자유형, 평형, 배형을 마스터하고 접영까지 접수한..

살 떨리는 건강 검진

짝수 연도 출생자로 올해 건강검진 대상이다. 남편 회사에서 하는 배우자 건강검진을 3월에 예약해서 지난 토요일에 다녀왔다. 이날의 건강검진을 위해서 내가 노오력한 것(!!)들은 일단 거의 두 달 동안 야식을 먹지 않았다는 것과 매일은 아니지만 주 3-4회 이상의 요가와 동네 야밤 산책을 했다는 것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은 확실히 아니다. (나만의 기준은 아님) 필연적으로(꾸준한 야식 섭취로 인해) 뱃살이 넘실댔는데 짧은 요가와 걷기 운동만으로도 조금은 줄어든 것 같았다. 손에 잡히는 허릿살이 줄어든 것 같은 착각과 자기 도취에 극한으로 빠졌을 때 잰 몸무게가 49킬로그램이다. 평소보다 1-2 킬로그램 정도 줄었을 뿐이지만 몸이 가뿐해진 느낌이었다. 병원에 8시에 도착했을 때는 많은 분들이 벌써 대..

어쩌다 다문화 교육

첫째가 학교 마치고 돌아올 때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아 둘째를 데리러 같이 갔다. 아이스크림 두 개를 사들고서. 둘째 유치원 복도 앞에 가면 엄마 오는 시간은 어떻게 알았는지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아이를 보고 반가워한다.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돌아서 나오려는데 둘째가 누나한테 가 있는 사이 선생님께서 어렵게 말을 꺼내신다. -저기, 어머님. -예? 선생님 (불안하다. 불안해.) -오늘 **이가 친구 갈 때 친구 어머님도 계신데 외국인이라고 여러 번 말하더라고요. 놀리듯이요. -예? (진정 놀랐음. 이 녀석 밖에서도 이러면 어떡하니) -자기들끼리 어떻게 알았는지 놀리듯이 말해서 주의를 주었습니다. 집에서도 말씀 잘해주세요 -집에서는 전혀 그런 이야기를 안 해서 몰랐어요.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죄송합니..

나의 해방일지 - 엄마의 밥상

나의 해방일지에 나온 엄마는 계속 밥을 한다. 거실과 마당에서 반찬을 할 나물을 다듬는다. 가지를 썰고 고구마줄기를 깐다. 엄마가 해 준 밥상은 따듯하고 풍요롭다. 막 무친 제철 나물과 푸성귀, 국, 숭늉. 막 끓인 숭늉을 아버지와 구씨에게 줄 때 그들은 술술 잘 마신다. 식사가 끝나고 마시는 숭늉은 그냥 물이 아니다. 한 끼를 끝까지 잘 먹었다는 의식이다. 숭늉은 전기밥솥으로는 안된다. 냄비로 밥을 해야 남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일 수 있다. 우리 엄마도 냄비로 밥을 지었다. 어렸을 때 아침을 먹고 나면 엄마는 고소한 누룽지를 긁어서 나와 동생에게 주었다. 어떤 날은 설탕을 뿌려줘서 달콤하고 쫀득한 누룽지를 먹으면서 티비를 보거나 학교에 갔다. 다른 날은 물을 붓고 숭늉을 해주면 밥대신 감치를 올려 ..

도서관 홈페이지 활용

도서관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보면 이런 강좌들이 있다. 시언이는 지금 아빠랑 하는 비대면 그림책 수업을 받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3월부터 시작했는데 내일이면 세번째 수업이다. 재료비만 내고 줌으로 하는 수업이다. 아이랑 아빠만 둘이서 받는 수업이라서 나는 그때 다원이랑 도서관 데이트를 한다. 저번주에는 도서관에서 하는 인형극을 봤따. 이번에는 다원이가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있어서 바로 신청했다. 집근처에 도서관이 있어서 참 좋다. 재료비만 내면 이런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이런 것이 정보력인가 싶지만 도서관 홈페이지 몇 번 들어가 보는 것으로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은 좋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6번 수업인데 그동안 나는 책을 읽거나 시언이랑 놀고 있으면 좋을듯 하다. 거제 섬..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집안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아침에 라디오에서 들은 나의 아저씨 어른이라는 노래를 몇 번째 반복해서 듣고 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참 좋은 노래였다. 극중 박동훈(이선균)이 말하는 대사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 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나도 경직된 인간일까? 어떤 사람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의 살아온 날들이 보이는 때가 있다. 너무나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가족들을 위해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 나는 어떤 사람일까? 6월 1일은 지방 선거다. 며칠 전부터 파랗고 빨갛고 노란 옷을 입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등굣길에 아이들에게 손을 흔든다. 아이들이 가는 길목마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둘째의 모닝 루틴

월요일 아침이다. 남편은 오늘과 내일 항해 시운전을 간다. 아이들은 아빠 배웅을 한다고 7시도 안되어서 일어났다. 아빠가 나간 후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소파에서 놀이방에서 속닥속닥 즐겁게 논다. 이렇게 사이좋게 일어나서 잘 노는 아침은 뭐든지 순조롭게 흘러간다. 아침도 잘 먹고 양치, 옷갈아 입기까지 완벽했다. 아침, 둘째 아이를 유심히 관찰한다. 정확히는 아이의 놀이를 관찰한다. 꼭 엄마가 놀아주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정말 재미있게 논다. 누나가 머리를 빗고 있을 때, 둘째는 화장대에 있는 여러 빗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두개의 빗을 들고 사마귀가 된다. 두개의 빗이 앞발이 되어 위아래로 휘두르다가 누나가 하지말라고 원성이면 잠깐 멈췄다가 다시 변한다. 엄마가 목소리를 높이면 그대로 스스슥 침대로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