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나 혼자 있다 72

바람 부는 사곡 해수욕장

오후 3시 첫째를 기다린다. 아이는 어정어정 걷다가 나를 발견하면 두 팔 벌리고 달려 나온다. 아이의 손을 잡고 가방을 건네 받은 후 보고 싶었던 마음을 가득 담아(?) 질문을 투하한다. 그리고 둘째를 데리러 간다. 둘째는 엄마를 보자마자 가방에 있는 새로 받은 교구, 동화책, 만들기 작품을 꺼내 자랑을 한다. 그런 후 쌩하니 교문까지 혼자 내달린다. 아이의 뒷모습을 쫓아 나도 내처 달린다. 아이들과 같이 집으로 갈 때도 있지만 근처 공원이나 운동장, 놀이터를 가기도 한다. 오늘은 아침에 미리 챙겨둔 장화, 모래놀이 도구를 들고 사곡해수욕장에 갔다. 거제를 벗어날 때면 꼭 마주하는 반짝이는 작은 앞바다 사곡해수욕장은 간판 또한 소박하다. 사곡해수욕장을 들어가는 길은 꽤 좁다. 왼쪽으로 작은 논들이 겹겹이..

초등학교 1학년 학습 습관 만들기

국어 1. 일기쓰기 - 쓰고 싶은 날, 외출한 날 주로 씀. 7세 1월부터 쓰기 시작함. 현재 일기 3권째 씀. 일주일에 1-2회 쓰고 있음. 맞춤법 수정은 안하다가 최근들어서 밑에 작게 써주고 있음. 엄마의 쪽지를 써주고 있음. 주로 먹방 일기를 많이 씀. 언제 뭐 먹었다가 주 내용임. 생각을 쓰라고 하면 생각이 안난다고 함. 2. 독서통장 및 독서일지쓰기 - 책 읽은 후 바로 쓰거나 아니면 도서관 반납일 다가오면 몰아서 씀. 독서통장은 6세부터 시작 제목, 지은이, 출판사, 읽은 날짜 쓰다가 7세부터는 기억에 남는 한줄쓰기(안하는 날이 더 많음) 그러다가 도서관 책읽기 행사 참여로 인해 일주일에 2번 독서일지쓰고 컴퓨터 작성까지 하고 있음 학교 갔다 오면 주로 ~~에서 살아남기 만화책 보고 자기 전에..

친정집에 오면 하는 일

장수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토요일 아침 바등거리며 챙겼어도 10시가 넘어서 차에 탔고 통영 서호시장에 들러 해물을 사가자니 또 지체되어 11시가 다 되어 진짜 집으로 출발했다. 아이들이 곤히 잤고 나도 또 설피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남편 혼자 부지런히 운전하여 12시 50분쯤 장수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남의 집 일을 가 같이 점심을 같이 먹지 못한다고 하셔서 우리끼리 식당에 들러 뜨끈한 갈비탕에 밥을 먹고 집에 올라갔다. 아직 장수는 벚꽃이 남아있었다. 만개는 한참 지나 이제 지나가는 바람에도 꽃잎이 후두둑 떨어졌다. 집에 올라가니 마당에는 복숭아 꽃이 쨍한 분홍빛으로 피어 집 둘레의 반을 감쌌다. 철쭉은 몇 송이 미리 핀 꽃이 있었지만 대부분 꽃봉이가 맺혀 있었다. 남의 집 일을 가신다고 했는데 ..

세탁소 가깝지만 먼 곳

지난 토요일 드디어 옷장 정리를 했다. 묵은 겨울옷을 드레스룸 옷걸이에 걸고 가벼운 봄옷을 안방 옷장에 넣었다. 옷 정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 "옷 참 많다." 이렇게 옷이 많은데도 왜 계속 옷을 사고 싶어질까 진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기억력은 짧기만 하다. 옷더미에 파묻혀 옷 정리를 한 후에도 인터넷 쇼핑몰을 기웃거릴 것이 분명하다. (아침에도 좋아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세일을 하길래 장바구니에 가디건을 담았다.) 옷정리의 마지막은 겨울 코트, 패딩을 세탁소에 맡기는 일이다. 우리집 근처 세탁소가 하나 있긴 한데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 예전 이사오기 전 아파트 주변의 세탁소를 아직도 다닌다. 이삼주에 한번 정도 세탁소 할인 문자가 오는데 오늘 드디어 왔다. "모든 의류 20% 세일" 원샷원킬로 ..

어머니의 마음은 바다보다 넓어라

어머님이 싸주신 달래와 시금치를 다듬어 달래된장국와 달래무침, 시금치나물으로 저녁으로 먹었다. 달래는 양념을 해서 줄기보다 맵싸한 밑동을 아삭아삭 씹어 먹을 때 맛이 더 좋다. 아이들은 생으로 무친 것은 먹지 못해서 새우와 함께 달래 된장국을 끓여 주었더니 구수하니 맛있단다. 평소라면 시금치는 쳐다보지도 않던 둘째도 누나가 맛있게 먹으니 한 입 크게 오물오물 먹더니 밥 위에 턱 올려 잘 먹는다. 우리집 냉장고는 어머님이 챙겨주신 푸릇푸릇한 봄나물, 채소, 참외, 밑반찬으로 풍년이다. 어제 성주에서 가져온 것들을 보자면 시금치, 봄동, 부추, 참외 2봉지, 쌀 한포대, 삶은 시래기, 파김치 한 통, 우엉김치 한 통, 깐마늘 한 봉지, 볶음 참깨 한 봉지, 시판 참기름 한 병, 어머님표 들기름 한 병, 대파..

손가락 빠는 아이

아이들을 재울 때 나도 같이 잠이 든다. 그렇게 일찍 잠이 든 날이면 어김없이 2-3시에 눈을 뜬다. 첫째의 손가락 빠는 소리 덕분이다. 자면서 손가락을 빠는 것은 아이의 아주 오래된 버릇이다. 그 흔적은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시작은 돌이 지날 쯤이었던 것 같다. 처음엔 자신의 몸을 알게 되면서 오물조물 빠는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8살이 된 지금까지 손가락에 빠져드는 아이의 모습은 걱정스럽다. 4살 쯤에는 잘 때 뿐만 아니라 낮에도 빨았다. 어린이집에 갈 무렵에 볼 때마다 못하게 했더니 점차 안하게 되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밤이면 더 심하게 빨았다. 손가락 빠는 아이의 손을 몇 번이나 슬그머니 빼거나 정도가 심할 때는 "그만!"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몇번 반복이 되면 잠결에..

봄날 공곶이에 가다

다원이 태어나기 전에 여기서 만삭 화보를 찍었다. 공곶이로 가는 길은 우리집에서 가깝다. 아주터널을 지나 지세포를 따라 직진으로 가다보면 모래숲 와현 해수욕장 이정표가 나온다. 다시 와현해수욕장에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작지만 너른 바다를 안고 있는 예구항이 보인다. 예구항에 주차를 하면 관광객들을 위한 이정표가 둘 나오는데 그 중 왼쪽 길은 꽤 비탈진 길을 따라 십여분 올라가야 한다. 처음에는 매운 맛을 보여주는 길이지만 숨이 헉헉 차는 오르막길이 끝나면 이제 아찔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극단의 두 가지 길을 경험하려면 왼쪽 길이 좋다. 두번째 길은 이정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첫번째 길에 비해 비교적 완만한 경사인 이 길을 따라가면 우거진 동백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오래된 숲 ..

봄에 꼭 하고 싶은 것

김해천문대 2박 3일 캠핑장가기 - 거제 옥계캠핑장 2박 3일 다녀옴 기차여행(진주역에서 출발하기 여수) 4월 30일 기차표 예매 공원 많이 놀러다니기 (웰빙공원, 숲소리공원, 옥화문어마을 다녀옴, 옥포중앙공원, 지세포수변공원, 스포츠파크 공원) 공곶이 혼자 다녀오기 (오늘 3월 29일 다녀옴) 거제 케이블카 타기 (4월 22일 전까지 가면 아이들 요금 무료) 4월 10일 다녀옴 경남 안전체험관 가보기(5월 3일 예약함) 부산 롯데월드 가보기 (3월 31일 개장) - 가을에 가보기 거제해수온천 가족탕 가보기 - 다원이랑만 아주 사우나 다녀옴 소노캄 오션어드벤처 4월 1일 개장하므로 5-6월에 가보기 - 경주 뽀로로아쿠아빌리지 다녀옴 몸무게 3킬로 감량하기(5월 26일 건강검진까지 감량) 현재 49.6키로..

월요일 아침 우리집

춘분이라는데 아침 기온이 꽤 쌀쌀하다. 얇은 겉옷 틈새로 추운 기운이 스며드는 것을 채 느낄 새도 없이 아침이 또 후다닥 지나가고 있다. 아이들을 모두 보내고 난 지금 온전히 내 시간이다. 7시에 빼꼼 안방 문을 밀고 들어온 아이는 아침 산책을 가자고 한다. 6시 반에 일어났었는데 조금만 더 잔다는 것이 벌써 7시가 되었다. "오늘 월요일이야! 학교 갈 준비해야지!" 아이한테 하는 소리인지 나한테 하는 소리인지 말을 뱉고 밥부터 앉히러 간다. 아이는 입을 삐죽이고 서운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하는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 안아주는 것 대신 나는 부엌으로 안방으로 종종 거리며 다니고 있다.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날걸. 휴직 후에도 평일 아침엔 항상 바쁘다. 하지만 한바탕 폭풍이 ..

걷기 예찬

7시 30분에 일어났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좀더 잤는데 다원이는 벌써 일어나서 자기 침대에서 꼼지락거린다. "산책 갈래?" 묻자 당연히 웃으면서 화답한다. 시언이가 자고 있으니 조심조심 준비했다. 간단히 옷을 껴입고 마스크를 한 채 밖으로 나갔다. 아침 기온 6도, 비까지 오고 있어 더 추웠다. 아침에, 그것도 비오는 날 아침에 산책하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요즘은 밤으로 산책을 다니기 때문에 아침 모습을 보고 싶었기도 했다. 딸기 팝잇 가방에 이런 저런 물건을 챙기는 아이에게 가방 챙기지 말라고 했더니 입을 삐죽인다. 밖으로 나왔고 역시나 추웠다. 우산을 든 손이 매우 시려울 정도였지만 이내 걸으면서 생기는 내부의 열로 이정도 추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졌다. 3월 중순. 비오는 봄날 아침엔 싱그..